제가 초등학교 다닐때는 비디오 게임이라면, 단연 재믹스(MSX호환) 였습니다. 대우전자의 힛트 상품 이었죠.

닌텐도의 패미콤도 비슷한 시기이긴 하지만, 국내에는 확실히 재믹스가 더 보급이 많이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우전자는 재믹스 슈퍼V라는 신제품 런칭에 맞춰 재믹스 경진대회를 열게 됩니다.

맘모스 백화점(지금의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서울지역 예선을 했었는데요. 저와 친구는 게임대회가 열린다는 말에  너무 신이나서 대회장으로 향했죠.

그 날 게임 종목은 추억의 게임 '마성전설' 이었습니다. 게임룰은 대략 5분 정도를 주고 누가 많은 점수를 내는가 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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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반 부터 난관에 부디쳤습니다. 저는 아이큐2000(MSX2)유저였는데요. 당시 대회에 쓰인 기종은 당시 신제품이었던 재믹스 슈퍼 V 였습니다. 이게 뭔 차이인가 하면 아이큐 2000은 PC이므로 게임을 할때 키보드로 하는데요. 즉 방향키가 우측에 있습니다. 하지만, 재믹스 슈퍼V의 컨트롤러는 방향키의 위치가 왼쪽에 있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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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큐2000(MS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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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믹스 슈퍼 V


(사진 출처: http://choislab.egloos.com)

만일 그게 스틱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슈퍼V의 컨트롤러는 패드 타입이거든요. 요즘 본다면 비디오게임기의 컨트롤러들이 모두 그러한 방식이니 별 이상 할게 없었지만, 처음 접하는 컨트롤 방식이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대한 키보드로 하던 감을 느끼고자~패드를 들고 하지않고, 바닥에 놓고 했었죠.

저는 주어진 시간내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마지막 까지 남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10명을 모아놓고 다시 승부를 가렸습니다. 저의 남은 집중력을 최대한 발동시켜 3등을 했죠. 1등~5등까지는 전국대회를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날 3등 부상은 보온 포트 였었습니다.
1,2등은 휴대용 카세트 '마이마이' 였구요. 조금 아쉬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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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이런 느낌~ 당연히 대우제품을 받았습니다.



이후, 전국대회 날짜가 다가올 무렵 근처 대우전자 대리점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게임종목이 정해졌다구요.
자낙액설런트, 사라만다, 퀸플 이었습니다. 하지만 동네 대리점에서 구할수 있는 게임은 사라만다 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위해 선뜻 사라만다의 대여비를 지불해 주셨습니다. 대여비는 5일 빌리는데 5000원 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메가팩의 가격이 2-3만원 이었던걸 생각하면, 꽤 비싼 돈이죠? 저는 팩을 들고 오자마자 집에서 한참 연습에 열중했죠. 저희 아버지가 저에게 게임을 권한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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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낙 액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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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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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플



몇일후 전국대회가 열리는 날
전국대회 장소는 힐튼호텔로 부모 1인동반으로 가야했기에 어머니와 함께 갔죠.
처음 가보는 호텔이라 신기했어야 했지만, 저의 온 신경은 대회에 집중 되있었기에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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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 처음 가본 호텔



이날 사회는 뽀빠이 이상용 아저씨가 했었는데요. 연예인을 실제로 보는건 처음 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키가 작으셨지만 알통은 불뚝불뚝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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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대회가 시작 되었고, 저는 열심히 했지만...결과는 예선 탈락, 역시 사라만다는 연습을 해서 괜찮았지만, 나머지 두 게임은 처음 해보는거라 쉽지 않았네요. 게다가 전국에서 날고 긴다는 게임소년들이 모였으니 그 벽은 더욱 높았죠. 저는 괜시리 뾰루퉁해져서 밥도 먹지 않고 하루종일 우울해 하면서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그 날의 기억들은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얼마전 집안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예선대회때 받았던 상장을 찍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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